[웰빙&웰다잉] 나만의 ‘소확행’은 무엇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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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원 묘역을 거닐다 고인의 비문을 보다 보면 ‘죽음’보다 ‘삶’에 대해 더 깊은 성찰을 하게 됩니다.

 

 

 
 
 
아름답게 떠나려면 아름답게 살아야겠지요. 어떻게 살아야 아름답게 사는 걸까요?
고인의 삶이 궁금해졌습니다.
 
그러고 보니 한번 뿐인 인생 어떻게 사는 것이 좋을지 저도 깊이 있게 생각해 본 적이 별로 없는 것 같습니다. 매일 반복되는 일상과 당장 해야할 일에 집중하다 보니 정작 인생의 큰 그림은 늘 뒷 전이였네요.

그러다 가슴에 확 꽂히는 비문을 발견했습니다. 이 글을 책에서 읽었다면 마음의 파동이 이렇게 크진 않았을거예요. 평생 지워지지 않을 묘비문에 각인 되어 있으니 더 강렬했던 것 같습니다.  고인이 미래의 고인에게 남기는 배려의 메시지라고나 할까요?

 
 
 
 

 
 
 

오늘을 망치지 말라", 특히 이 문구는 요즘의 라이프 스타일과 연결이 되는 것 같습니다.
   
최근 YOLO, 워라밸, 소확행 등이 이슈가 되고 있죠. YOLO You Only Live Once의 줄임말로 한 번 뿐인 인생을 뜻합니다. 워라밸 Work Life Balance로 일과 삶의 균형을 뜻하고요. 얼마 전부터 시행된 주52시간 근무제는 이런 사회적 요구에 부응하는 건지도 모르겠습니다
  
워라밸 세대는 개인보다 직장을 우선시 했던(물론 그럴 수밖에 없던 환경이었지요) 과거 세대와 달리 일뿐만 아니라 개인의 시간도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이들에게 자신, 휴식, 여가, 취미는 희생하거나 포기할 수 없는 인생의 중요한 가치인 것이죠.
  
기성세대가 하고 싶은 일을 미루고, 당장 해야 하는 일에 집중하며 살았다면, 워라밸 세대는 이를 균형 있게 병행하고자 합니다. 즉 하고 싶은 일을 먼 미래의 불확실한 일로 미루고 싶지 않다는 것인데요, 이는 세대차이라기 보다는 삶에 대한 관점이 변했다고 보는 것이 더 정확할 것 같습니다.
  

어떤 이는 요즘 세대가 헝그리 정신이 없다고 하는데요, 헝그리 한 적이 없는데 헝그리 한 정신이 생길 수 있을까요? 경험한 시대가 다르기에 삶의 기준도 다를 수 있지요. 요즘 세대는 헝그리 정신의 유무를 떠나 좋아하는 일에 더 열정적이고 삶의 시간을 자신에게 더 할애하는 정도의 차이라고 보면 될 것 같습니다.
그들의 일상을 보면 퇴근 후의 시간을 ‘내일 해야 하는 일’을 위한 휴식이 아닌 오늘의 행복을 위한 ‘하고 싶은 일’로 채우려 합니다.
  

 

 

 

 

 

 

라이프 스타일은 시대에 따라 또 개인에 따라 다르겠지만 이런 변화는 긍정적인 발전이 아닐까 합니다. 최근 ‘저녁이 있는 삶’을 위한 제도적 변화와 개인의 삶에 좀 더 집중하는 변화가 그렇습니다. 관계의 피로감이 커지면서 회식 문화는 축소되고, 가족과 더 많은 시간을 보내고자 합니다. 사실 그간 우리의 삶은 가족보다 일에 더 편중되었다고 할 수 있죠. 회사보다 개인을 더 우선시 한다기 보다 선진국처럼 단지 일과 삶의 균형을 잡아가는 과정이라고 봅니다.
  
  
소확행(小確幸)’이란 신조어도 이와 같은 맥락이지 않을까요?  소확행은 ‘작지만 확실한 행복’이란 뜻으로 일본 작가 무라카미 하루키의 작품에서 처음 알려졌습니다.
  
  

간단히 설명하면 먼 미래 혹은 불확실한 대박을 버리고 일상에서 행복을 찾는다는 것입니다. 요즘 세대는 청년실업률도 높고 저출산으로 인해 어깨도 점점 무거워지고 있는 세대이죠. 유사이래 대졸자 비율이 최고점을 찍고 있지만 실업률과 소득불균형의 격차는 점점 벌어져 '헬조선, 흙수저, N포세대' 등의 말은 이미 일상어가 되었습니다. 이들이 먼 미래보다 현재에 더 집중하게 된 것은 어쩌면 자연스러운 것일지도 모릅니다. 내일은 오늘보다 나아질 것이라는 희망이 작아졌기에 지금의 행복에 더 집중하는 것이지요.
  

게다가 프랑스의 ‘오캄(au calme)’, 스웨덴의 ‘라곰(lagom)’, 덴마크의 ‘휘게(Hygge)’란 말을 보면 이러한 라이프 스타일이 꼭 우리나라에만 해당되는 건 아닌 것 같습니다. 이 말들이 공통적으로 지향하는 것은 거창한 목표를 내세우는 것보다 평범한 일상과 작은 순간에 집중하자는 것이니까요.
예를 들면 유명한 레스토랑에서 식사하는 것보다 편안한 내 집에서 소박하게 한끼를 직접 해 먹는 것을 그들은 휘게라고 합니다.
(오캄은 여유롭고 편안한 삶, 라곰은 소박하고 균형 잡힌 생활, 휘게는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소박하고 여유로운 삶을 뜻합니다.)
  

결국 사소한 일상도 소중하게 여기자는 것이지요. 작지만 소중한 행복이 계속되면 그 또한 행복한 인생이 아닐까요?
그럼, 여러분의 '소확행'에는 어떤 것이 있나요?

 

 

 

 

 

육아로 바쁜 엄마에게는 혼자 즐기는 커피가 일상의 작은 행복일 수 있고요, 어떤 직장인에게는 퇴근 후 혼자 여유롭게 즐기는 혼술이 작지만 확실한 일상의 행복일 수 있겠죠
  
저는 출퇴근 시간에 혼자 차 안에서 ‘좋아하는 노래’를 ‘원하는 볼륨’으로 들을 때나 제 취향의 영화를 혼영하거나 서점에서 이책 저책 읽어 보는 것이 소소한 즐거움입니다. 또 가족들이 좋아하는 음식을 만들고, 함께 먹고.. 이에 엄지척을 받으면 더 없이 행복합니다.
  
내집마련, 승진, 목표매출달성, 자격증획득, 1등, 해외여행, 뭐 이런 거창한 목표 외에도 일상의 작은 행복에도 집중하다 보면 결국 그 만족감이 시너지가 되어 미래의 큰 행복에 더 가까이 갈 수 있지 않을까 합니다.
  
나만의 소확행이 별로 떠오르지 않는다며 이번 기회에 생각해 보는 건 어떨까요? 어쩌면 이런 작은 행복이 하루 하루를 살아가는데 더 중요할지 모릅니다.

'어제를 후회하고, 내일을 걱정하며, 오늘을 망치지 말라'라는 비문의 메세지가 더 깊게 다가오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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